| 장애인체전 한국新 5개…불모지 광주 장애인육상이 쏘아 올린 ‘기적같은 희망’ “맘껏 던지고, 맘껏 꿈을 펼치고 싶어요” 박희중 기자 |
| 2022년 11월 24일(목) 19:1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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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열린 제42회 전국장애인체전에 참가한 광주선수단은 2년 연속 최고 순위·최다메달·최고득점이라는 트리플 크라운을 작성하며 역대 최고 성적인 종합순위 6위를 기록했다.
여기에는 남모를 노력으로 눈부신 성과를 거둔 육상 필드종목 선전이 한몫했다.
김지혜(16)가 포환·원반·창 던지기에서 한국신기록을 작성하며 대회 3관왕을 달성했고, 방미주(43)는 창던지기에서, 김현정(22)은 포환던지기에서 각각 한국신기록을 새로 썼다. 장신영은 남자 포환던지기에서 대회신기록을 갈아치웠다.
광주 장애인 투척 선수들은 이번 장애인체전에서 금 6, 은 7, 동 5개 등 총 18개의 메달 획득과 함께 총 9천427점을 올리며 광주의 역대 원정 최고 성적을 견인했다.
이같은 성적은 육상 투척 선수 출신인 박영식 광주 장애인육상 필드 코치의 열정적인 지도와 선수들의 ‘하고자 하는 의지’가 결합해 만들어진 결과물로 평가받고 있다.
박영식 코치는 “2020년 광주장애인육상필드 코치로 부임해 지도해 보니 창과 포환, 원반던지기를 연습할 곳이 한 곳도 없어서 막막했다. 선수들이 날 믿고 노력하겠다고 해서 우선 장애인국민체육센터 웨이트트레이닝장에서 투척에 필요한 몸을 만드는 것을 시작으로 던지기 연습장을 찾아다니며 훈련을 시켰다”며 “열악한 환경에도 굴하지 않고 전국장애인체전에서 엄청난 성과를 낸 선수들을 보고 눈물이 났다. 던질 수 있는 연습장이 있다면 이들이 편하게 운동하고 기록도 더 향상시켰을 텐데 하는 아쉬움도 있었다”고 말했다.
광주 장애인육상 필드 선수들은 전국장애인체전을 앞두고 마땅히 훈련할 공간을 찾지 못해 박영식 코치와 함께 구걸하듯 염주종합체육관 내 씨름장과 광주천 둔치공원, 나주 둔치 체육공원 등 여기저기 떠돌면서 훈련을 할 수 밖에 없었다.
제일 먼 나주 둔치 체육공원까지 가서 연습하려면 이동에만 왕복 2시간을 써야 했다. 특히 학생 선수들은 수업을 모두 마치고 연습을 해야 해 모든 시간을 투자할 수 있는 일반 선수보다 절대적으로 운동량이 부족한 데도 소중한 시간을 이동하는데 버려야 했다.
게다가 이들은 투척 종목 특성상 안전을 위해 사람들이 없는 시간대를 골라 눈치를 보며 연습하기를 반복했다.
박영식 코치 역시 선수들과 투척 장비 등을 차에 싣고 연습장에 가 훈련을 지도한 뒤 다시 광주장애인국민체육센터로 돌아와 기구들을 정리하고 집으로 퇴근하기를 반복하며 하루 2-3시간을 허비해야 했다.
이렇게 연습할 수 있는 곳을 구하면 그나마 다행이었다. 훈련 장소를 구하지 못하면 결국 광주장애인국민체육센터 1층 다목적체육관 구석진 곳에서 창, 원반, 포환 대신 공을 활용해 던지는 연습을 반복해야 했다.
이처럼 열악한 환경을 모두 극복하고 이들이 이뤄낸 눈부신 성과는 그래서 더욱 값진 것인 줄 모른다.
시각ㆍ지적ㆍ지체 장애를 갖고 있는 이들은 한국신기록과 금메달 획득이라는 순간의 기쁨보다 앞으로의 훈련 걱정이 더욱 큰 부담으로 다가와 있었다.
이들의 투혼을 더욱 빛나게 하기 위해 광주시장애인체육회가 발 벗고 나섰다.
광주시장애인체육회는 광주시, 광주시교육청 등과 협의해 장애인육상 필드 연습장 확보 방안 등을 다각도로 마련 중이다.
광주시장애인체육회 관계자는 “광주시를 통해 익산국토관리청에 덕흥동 생활체육시설 부지에 투척 연습장 설치를 건의했지만 하천 훼손 등의 이유로 허가받을 가능성이 낮다는 의견을 받았다. 광주시교육청과는 폐교 부지를 활용한 투척 연습장 마련 등을 건의해 적극 검토 답변을 받았다”며 “여러 방안을 찾아 유관기관과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박희중 기자
박희중 기자